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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가을방학 1집 LP 수령기


가을방학 4집 발매와 함께 데뷔 10주년을 기념하며 만들어진 [가을방학 1집 LP]. 오랜 시간을 기다린 끝에 제 손에 들어왔습니다. 계절도 딱 이 음악을 듣기 좋은 가을의 어디에서 존재합니다.
 
일단 수령을 했지만 언박싱은 진행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아직 저에게는 턴테이블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왠지 조금 더, 조금만 더 있다가 뜯었으면 하는 마음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령 기를 올리는 건 기록을 남기기 위함이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가을방학 1집 LP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가을방학과 함께하는 가을 여행이 기대됩니다.

 

가을방학 1집 바이닐

 

가을방학 1집은 뽁뽁이에 둘러싸여 저한테 도착했는데요. 박스 외관이 조금 찌그려져 있어 내부가 손상되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에 뜯어보았지만 상태에는 전혀 이상이 없었습니다.

 

3바퀴 정도 감긴 뽁뽁이를 벗겨 내면 가을방학 1집 바이닐의 영롱한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특히 앨범 커버를 보면 5년 전의 그 날들이 생각납니다.

 

물론 앨범이 처음 나왔던 때는 10년 전이기 때문에 그것과는 조금 상관없는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을 보기 위해 창원에서 서울로 올라갔던 때가 있었습니다.
 
제가 극히 경남에서만 생활권을 형성해서인지 잘 벗어나지 않는데, 이때 창원에서 치즈의 공연을 보고 매 년 생각만 하고 있던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을 참가하기 위해 서울로 올라가게 된 거였죠.

 

아무튼 그 당시 저는 차도 없었기 때문에 버스를 타고 강남터미널에 도착 후 지도를 폈습니다. 그민페가 열리기 하루 전날 올라온 것이었기 때문에 서울 구경을 조금 하고 싶었기 때문이죠. 

 

아무 생각도 없이 이태원까지 한 번 걸어가 봐야겠다 생각하면서 무작정 북쪽으로 걸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렇게 길 따라가다가 다리 밑에 길이 있는 걸 보고 신기하다 생각하면서 옆에 있는 벤치에 잠깐 앉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분명 처음 와보는 장소인데 너무 익숙한 장소처럼 느껴졌습니다. 뭐지? 생각하다가 귓속에서 흘러나오던 샛노랑과 샛 빨강 사이 노래를 흥얼거리다가 아! 하고 뭔가가 떠오르더라고요.

 

그래서 카메라를 이용해 비슷한 사진을 찍어놓고 구글에 검색을 해 봤습니다. 네 그게 바로 위 가을방학 앨범 커버에 있는 장소였습니다.

 

하지만 그때의 사진은 잃어버리고야 말았습니다. 2017년 비트코인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기 전, 한 커뮤니티 사이트를 이용하다 컴퓨터가 해킹당하게 되었습니다. 그 해커의 요구는 간단했습니다. 비트코인 주면 풀어줄게.

 

그때의 저는 뭐 어차피 가진 것도 없는데 포맷하고 말지 뭐라고 생각하다가 날려먹었습니다. 이럴 때는 정말 사진이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하는 생각도 합니다.

 

아무튼 이런 사연이 있는 앨범의 바이닐이 출시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걸음에 구매를 했던 기억이 어제 같은데 벌써 2달이 흘렀네요. 

 

가을이 기다려지게 만드는 가을 방학. 그중에서도 저한테 베스트 앨범은 1집 [가을방학]입니다. 어쩌면 조금 더 이른 시대의 음악 같기도 하고, 조금은 다른 세계의 음악 같기도 한 가을방학 1집은 저를 어린 시절 어딘가로 데려가 주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어쩌면 아날로그에 더 가까운 감성으로 우리들에게 심어져 있는 가을방학의 음악들이 앞으로도 꾸준히 발매가 되었으면 합니다.

 

PS) 이건 여담으로 하는 말이지만 부산에 가을방학 콘서트 왔을 때 악보집만 사온적 있습니다. 그 정성이면 콘서트를 보고 왔어야 하는 건데 말입니다. 언제 콘서트를 다시 가 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때까지 아껴가면서 음악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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